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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상식

생각하기 좋은 곳, 삼상이란?

생각하기 좋은 곳, 삼상이란?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로 누구나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나름대로 특별히 생각하기 좋은 때와 장소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여행을 할 때, 가벼이 산책을 하거나 둘레길을 걸을 때가 생각하기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으며,

장소로는 숲이 우거진 벤치나, 옛날 같으면 다락방 같은 곳 등이 생각하기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중국 송나라 때 구양수라는 시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생각하기 좋은 곳으로 삼상(三上)을 들었다고 하는데,

그 삼상(三上)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정말 생각하기 좋은 곳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곳인지 알아본다.

구양수가 말한 삼상(三上)이란 다음의 3가지를 말한다.

 

 

1. 침상(枕上 : 잠자리에 들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상에 들면 머릿속에 잡념이 없다.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긴장감이 없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곤 한다. 침상(枕上)은 잡스러운 것들로부터 생각의 침해를 받지 않고 생각에 삼길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2. 마상(馬上) : 말을 탈 때

말을 탈 때라 함은 급히 달리기 위해서 말을 타는 것이 아니라 말에 몸을 맡겨 몸과 마음이 유유자적할 때를 말함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말을 타지 않으니까 여행을 떠나며 열차나 버스에 몸을 맡길 때, 또는 특별한 목적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할 때와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저녁나절 산책을 하다 보면 정말 마음이 잡스러움 없이 편안함을 느낀다. 이런 때는 종일 마음에 쓰이던 일도 자정작용을 하듯 정리되어 저절로 해결됨을 느끼곤 한다. 칸트는 매일 산책을 하였는데 언제나 똑같은 시간에 산책을 하여 칸트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시간을 맞췄다는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칸트는 매일 산책을 하면서 '상대성 이론'을 생각했을 것 같다.

 

 

3. 측상(厠上) : 변을 보는 곳

변을 볼 때가 생각하기 좋은 곳이라고 하니 좀 이상하긴 하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도 잡생각이 나지 않고 몸과 마음이 극도로 이완됨을 느낀다. 어떤 이들은 화장실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화장실이 생각하기 좋은 곳이라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구양수의 산삼(三上)을 정리하다 보니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이완되는 곳. 긴장감도, 잡스러운 생각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곳, 바로 그런 곳인 것 같다. 모두가 매우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