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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상식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뜻과 유래, 함무라비 법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뜻과 유래, 함무라비 법전

 

강력 범죄에 대한 판결을 접할 때 대체적인 불만이 형량이 매우 낮다는 것이며, 낮은 형량으로 인하여 범죄자를 처벌하는 형벌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많이 인용되는 문구가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 기록되어 있다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문구다.

 

누가 어떤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했다면, 가해자도 피해자와 똑같은 형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눈을 다치게 하여 실명을 했다면 가해자도 실명을 시켜야 하며, 죽게 했다면 역시 사형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함무라비 법전의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뜻과 유래를 알아본다.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가장 먼저 문명이 발달한 메소포타미아 평원의 바빌로니아를 함무라비 국왕이 통치하던 시기는 기원전 17세기였다. 그때는 지금과 같은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며, 지금과 같은 치안도 확보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범죄가 발생하면 개인적인 보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감정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공정한 선에서 보복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자녀가 새끼손가락 하나가 잘리는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자의 부모는 가해자의 손목을 자르는 등 자신의 자녀가 입은 피해 이상의 보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가해자는 이제 거꾸로 피해자가 되어 보복을 하게 되고, 보복은 또 더 큰 가해를 하게 되어 보복이 계속될수록 피해의 규모는 계속 확대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보복은 힘없는 약자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으며, 그뿐만 아니라 고의가 아닌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약자는 더 큰 보복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이러한 보복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문구가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문구의 의미는 눈이 다쳤으면 똑같이 눈을 다치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눈이 다치는 것 이상의 피해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예로서 손가락 하나를 잘리는 피해를 입었다면 가해자는 손가락 하나가 잘리는 이상으로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가 잘리는 것 이상은 안된다는 것은 손가락 한나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또는 손가락 하나를 자르기까지는 할 수 있어도, 손가락 하나 잘리는 것 이상으로 손가락 2개를 자르거나 손목을 자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해 가해자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대가만 치르면 더 이상 보복의 굴레에 빠져들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4천 년 전에 만들어진 함무라비 법전의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보호하는데 취지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는 오늘날의 형법에도 이어져 피해자뿐 아니라 범죄자도 보호하며, 범죄자를 교화하는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목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섹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안토니오에게 몸의 살점 한 근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그리고 돈을 갚을 수 없게 된 안토니오는 심장 가까이 살점 한 근을 떼어주게 됨으로써 죽게 될 상황이 되었다. 이때 재판장으로 변장한 포사가 판결을 내린다. "살점 한 근을 떼어가되 절대 피를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 살점만 떼어가라." 포사의 기지로 안토니오는 생명을 구한다. 셰익스피어가 함무라비 법전에서 힌트를 얻은 것은 아닌지...

참고로 칸트는 동해 보복을 주장하였는데, 눈을 다치게 했으면 가해자도 반드시 눈을 다치게 해야 정의로운 사회라고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