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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신화전설

주지육림 원조, 중국미인 말희

주지육림 원조, 중국미인 말희

 

고대 중국 역사에는 한 나라가 망하게 하는 경국지색의 미인들이 많다.

 

물론 경국지색 이야기는 새로이 나라를 세운 왕조가 전 왕조의 부도덕성을 강조하여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꾸며낸 이야기 이거나,

또는 사실을 왜곡하여 확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것이다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소재 거리다.

그래서 수천 년을 전해져오는지도 모르겠다.

 

말희(末喜 )(매희라고도 함)는 고대 중국의 하나라 걸왕을 망하게 한 미인이며, 주지육림의 원조다.

주지육림(酒池肉林)이란 술로 못을 가득 채우고 주위에 고기로 숲을 이루게 한다는 말로 극도로 방탕한 향락에 탐닉함을 말한다.

 

 

기원전 1,600년 경이니 지금으로부터 3,600년 전이다.

하나라는 중국 고대의 나라다운 형태를 갖춘 최초의 나라라고 한다.

하나라 걸왕은 폭군이었다.

그리고 말희는 작은 나라가 하나라에 항복하면서 바쳐진 진상품이었다.

 

진상품으로 하나라에 보내진 말희를 보자 걸왕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후 걸왕은 말희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고,

말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말희는 잔치를 즐겼다. 이를 걸왕이 마다할 리 없었다.

그녀는 궁궐을 다시 짓게 했다.

그리고 매일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3천 궁녀들에게 비단옷을 입히고 춤을 추게 하면서 잔치를 벌였다.

 

 

어느 날 말희는 이에 싫증이 났다.

그녀는 다른 재미있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왕에게 청했다.

이제 3천 궁녀들에게 술을 따르고 음식을 나눠주는 것도 지루하옵니다.

차라리 자기들 마음대로 먹고 마실 수 있게,

연못을 술로 채우고 고기를 주변에 숲처럼 쌓아놓으면 좋을 듯 하옵니다.“

말희의 청에 걸왕은 좋은 생각이다고 맞장구를 치고 주지육림을 만들게 했다.

 

주지육림이 만들어지자 연못에는 술이 가득 찼고 주위는 온통 고기가 쌓여있었다.

신하들과 3천 궁녀들은 북소리에 맞춰 연못가에서 술을 마시고 먹고 싶은 고기를 맘껏 먹었다.

이런 잔치는 멈출 줄을 모르고 매일 계속되었다.

뿐만 아니라 신하들 중 나라를 걱정하는 충신이 걸왕에게 국정을 바로잡으라고 충언을 하면 모두 쫓아내거나 죽여버렸다.

 

주지육림은 처음부터 말희의 계략이었다.

걸왕에게 조국은 유린당하고 자신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왕의 노리개가 된 것이 원망스러워

왕의 총기를 흐리게 함으로써 패망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결국 하나라 걸왕은 은나라의 침략으로 멸망하게 된다.